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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누워서 침 좀 뱉어 보겠습니다.

  • 최신 기자 korea@newskorea.ne.kr
  • 입력 2022.07.19 09:00
  • 수정 2022.07.20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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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코리아) 최신 기자 = (편집자 주: 20여년 전, 음악방송 프로듀서 시절 현장에서 경험했던 다양한 기자의 일화들을 과거와 현재를 가미하여 연재 합니다.)

 

2007년 이야기 

도 음악하는 사람이고, 나름 음악인임에도 불구하고 이 글을 쓰는 지금 가슴이 아픕니다. 누워서 침 뱉는다는거 뻔히 알면서도 할수밖에 없는 이 현실이 너무 유감스럽습니다. 

 

은 아티스트를 찾아서 좋은 음악 프로그램을 제작해야 하는 프로듀서의 입장에서 마땅히 섭외 할 만한 가수가 없다는건... 사실 여러면에서 가슴 아픈일 입니다.

설령 섭외를 한다해도 노래 몇곡 부르면 더 부를 밑천이 없는 가수가 다수입니다.

대부분의 가수들은 자기 노래 3~4곡 부르고 나면 팝 메들리나 다른 가수들의 히트곡 메들리를 부르면서 한두번은 위기(?)를 넘깁니다.

문제는 그 이후가 문제인겁니다.

이미 한번 나온 가수 출연 시켜봤자 뻔한 노래 부를텐데.. 그걸 알면서도 대안이 없기에 또 다시 출연 시킬수밖에 없는 현실...

왜냐?

가수가 없습니다.

몇몇 인지도 있는 스타 가수들을 제외하고 나면 나머진 다 고만 고만한 지라...

프로그램 내용도 진부해지고 이번주 방송이나 다음주 방송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문제는 7080 가수들이든 지금의 가수들이든 끈임없이 신곡을 만들고 실험하고 개발해야 하는데 아무도 음악적 성숙과 완성을 위해서는 노력하지 않습니다.

가수는 음악 프로그램이 아닌 오락 프로그램이나 코미디 프로그램 나가서 웃기든가 개인기 보여주기 바쁩니다.

가수가 노래를 잘불러서 유명해지는 경우보다 개인기 좋고 입담 좋아서 알려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자막에는 버젓이 그들의 이름 밑에 가수라고 나옵니다.

그들은 이미 가수라는 타이틀을 내려 놓은지 오래되었습니다. 

음악적 열정이 있어서 가수가 된게 아니라 그저 연예인이 되기 위해 음악을 이용했을뿐이기 때문입니다.

힘들여 가면서 위험부담을 감수하면서 신곡을 발표하는것보다는 얼굴 여기 저기 팔아가면서 돈 버는게 훨씬 안정적인데 구태여 모험을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겁니다.

가수는 평생을 신곡을 발표해야 합니다.

발표하는 모든 곡이 대중들에게 사랑받을수는 없겠지만, 사랑받는 곡을 만들고 부르기 위해 노력해야합니다. 그리고 절대 반짝가수가 되지 않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나름대로 신비주의도 필요합니다.

아무리 개성 강한 젊은 세대들이라고는 해도 가급적이면 사생활 노출을 대중들에게 하지 않는게 그들의 음악이 훨씬 신비롭고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그러한 노력들은 자신의 상품성을 높여주는 효과도 있을뿐 아니라 존재감을 일정기간 지속시켜주기도 합니다.

서태지씨가 요새 신곡 발표합니까?

조용필씨가 요즘 가수들처럼 3개월에 한번씩 앨범 냅니까?

요즘은 앨범 한장 내고 활동을 3개월 하면 활동 접습니다.

그리고 바로 신곡 준비 한다고 합니다.

아니 무슨놈의 신곡준비를 나온지도 얼마 안되어서 또 한답니까?

예전 저 어렸을때는 가수들의 신곡이 보통 빨라야 1년...혹은 2~3년 만에 발표되곤 했는데, 데뷔한지 5년 정도면 발표앨범이 10집이 넘는 가수가 태반입니다.

수치상으로는 1년에 두장씩 냈다는 셈인데...

가수가 무슨 붕어빵 공장이라도 됩니까?

무슨 앨범을 그렇게 자주 낸답니까?

그건 그만큼 공을 들이지 않았다는 얘기 아닙니까?

 

(1990년 "그림물감"이라는 서정음악 그룹으로 가수로 데뷔 했던 필자로서는 ,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잊지 못하는 기억을 하나 가지고 있는게 있습니다.)

한번 녹음된 음악은 평생 만든사람을 따라다니면서 괴롭힌다고 하셨던 17년전..돈암 녹음실의 정용원 녹음기사님이 제게 하신 말씀이 아직도 생생하게 제 머릿속에 박혀 있습니다.

저도 그땐 뭐가 그리 급했는지 앨범 내는게 목적이라 서둘러서 발표했는데 시간이 지난 지금 완성도 떨어지는 그 앨범을 발표했다는게 부끄럽기까지 합니다.

결국 평생 그 앨범이 저를 괴롭힙니다.

그게 마치 제 음악성인양... 제 음악의 모든 것인양...,

그래서 음악이 어렵다는겁니다.

 

대신에 많은 공을 들여서 신곡을 작업 하시면 됩니다.

단 한곡을 발표하시더라도 장인 정신을 갖고 천천히 신중하게 작업하시면 좋은 명곡이 나옵니다. 굳이 뭔가에 쫒기듯 박리다매식으로 발표 하실 필요 없습니다.

왜 그렇게 여러곡을 짧은 시간에 만들어서 발표하시길 원하십니까?

그냥 천천히 시간을 갖고...작품의 완성도를 높이시면 됩니다.

그게 좋은 음악입니다.

지금의 음악이 대중들에게 큰 관심과 사랑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너무 쉽게 만들어진 음악이기 때문입니다. 

각각의 아티스트마다 개성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 나오는 가수들은 그 가수가 그 가수같습니다.

도대체 뭐가 다른건지 사실 구분도 되지 않습니다.

여러명으로 구성된 팀은 왜 그리 많은지...

그들을 세우고 싶어도 작은 무대에서는 세울수도 없는...

큰무대 아니면 설 자리도 없는...

대중가수라면 작은무대라도 단 한사람의 팬이 있어도 노래할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면서 다들 그럽니다. 가수가 마땅히 설 무대가 없다고...

마땅히 설 무대는 저도 만들어 드리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런데 마땅히 세워드릴 가수가 없는게 현실입니다.

라이브 무대에서 삑사리 나는 가수를 불안해서 어떻게 방송 내보냅니까?

아무리 녹화방송이라지만... 그정도 삑사리가 났다면 최소한 아무리 다른 스케쥴이 바쁘셔도 "다시 녹화합시다."라고 말해야 하는거 아닌가요?

고작 PD에게 한다는 말이 여러곡 불렀으니까 그중에서 제일 괜찮은 곡만 방송에 내보내시면 될겁니다.????

그럼 당신이 PD하지 왜 가수를 하시는지요?

전 그래도 가수시니까 다시 한번 불러서 녹화하자고 말 할줄 알았는데...

현실에서 그런 가수가 없다는게 마음 아픕니다.

언젠가 모 가수와 제 프로그램 첫 녹화 하던날...

저도 어지간하면 NG없이 녹화하는 스타일인데, 

어쩔수없이 한곡 녹화 끝나고 정중하게 다시 한번만 불러 주십사 부탁드렸습니다.

그때 그 가수분께서 하신말씀이 생각납니다.

"최PD, 나, 이곡 안 부르면 안될까?, 아까 느낌 좋게 잘 나왔거든, 근데 지금 관객에게 인사까지 하고 그 곡을 다시 부르면 그 느낌과 맛이 안나올것 같아... 아까 부른것 느낌 좋았는데 그냥 그걸로 방송 하면 안될까?" 너무나 정중하게 부탁 하시는 선배 가수심에도 나는 "선배님...정말 죄송한데 한번만 다시 불러주세요... 첫 녹화라서 중계차에 시그널이 조금 문제가 있는것 같아서 그래요 어려우시겠지만 다시 한번 부탁드릴께요" 이렇게 어렵게 앵콜곡 비슷하게 다시 불러서 녹화된게... 편집을 통해 앞에서 부른것 처럼 방송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전 지금도 가슴이 아픕니다.

뒷 부분의 화면과 첫 부분의 화면은 시간이 달라서 얼굴 표정도 달라 보였고 시청자들의 눈은 속일수 있을지 몰라도 라이브 프로그램의 특성상 양심의 가책이 들었던 편집된 순서가 지금도 마음을 편치 않게 합니다.

 

 

함께 녹화했던 가수들은 한결같이 말합니다. "대한민국 방송국에서 PD를 뽑을때 특히 음악 방송 PD 뽑을때 토익 점수로 뽑으니까 음악 프로그램이 이 모양 이 꼴인거"라고, 하셨던..., 음악PD는 음악을 전공했거나 음악을 했던 사람이 연출해야 한다고 하셨던 그 말씀들이 지금도 가슴깊이 새겨집니다.

비록 토익 점수 형편없고 음악 공부도 제대로 못한 못난 PD지만 정말 좋은 라이브 무대를 만들어드리겠습니다.

뮤지션이길 원하셨던 당신들이 마음껏 노래 부를수 있도록 크고 화려한 멋진 무대는 아니더라도 좋은 소리가 있는 우리들만의 무대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아직도 쟁이로 살고 계시는 선배님들 같은 가수가 있어 살맛 나는 세상입니다..

박강성, 김장수, 김지연, 김범룡, 위일청, 임혁, 이재성, 원미연, 전원석, 건아들의 박대봉, 이영복, 우순실, 이치현, 홍서범, 임병수, 양하영, 리사, SG워너비, 바비킴, 바람, 이정민, 채환, 박혜경, 김종서, 부활, 브런치, 캔디맨, 일렉쿠키등 나열하기 힘든 음악 선,후배님들 당신들의 음악적 열정이 부디 앞으로도 영원히 계속되길 진심으로 희망합니다.

성격 고약하고 라이브 안되는 가수는 절대 섭외 안하고 연습 충분히 안하면 방송 안한다고 고집부리는 괴팍한 PD랑 만나서 생방송 같은 녹화 방송하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사전에 세션들하고 귀한 시간 빼가면서 연습해주셔서 그 또한 감사합니다.

녹화당일에는 하루종일 리허설 한다고 부려 먹어서 또 한번 죄송합니다.

그렇게 부려먹고 점심은 고작 도시락 밖에 못 챙겨 드려서 정말 정말 죄송합니다.

출연료라고 드린게 딸랑 차 기름값도 안되는데... 그나마도 고생한다면서 우리 스탭들 맛난 저녁까지 사주신 선배 가수들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이제 2007년 봄부터는 실내가 아닌 야외에서 라이브가 뭔지 음악 방송이 어떤건지 제대로 보여드리겠습니다.

겨울이 얼마 안남았습니다.

명동에 가면 좋은 음악을 들을수 있게 해드리겠습니다.

시청자 여러분... 가수 여러분.. 이제 설만한 무대 차근 차근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아직은 큰 무대를 만들기에는 열악한 제작여건이 너무도 벅찹니다.

소위 말하는 립싱크 잘하고 춤 잘추는 스타가 나오지 않는 100% 라이브 프로그램에는 아직 기업 협찬이 쉽지가 않습니다. 몇몇 기업들이 관심을 보여주시고 음악 관계자들이 사비를 털어가며 만드는 소중한 프로그램입니다.

그러나 희망은 있습니다.

제가 처음 프로그램 시작할때 돈은 음악으로 벌지 않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음악은 음악으로만 하겠습니다.

돈은 다른걸로 벌겠습니다.

돈은 그렇게 벌어도 입에 풀칠은 할수 있습니다.

돈이라는건 삼시 세끼 밥을 먹을 돈만 있으면 충분한것을. 욕심 부린다고 죽을때 몽땅 싸가지고 갈수도 없는게 돈이거늘... 그냥 원 없이 좋아하는 음악 하다 무대에서 죽는게 소원인걸요...

님들도 저와 함께 하는 작업 만큼은 돈 생각 안하고 출연해 주셔서 제게 항상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가 흘린 땀방울과 노력이 있기에 좋은 음악은 계속해서 만들어 질겁니다.

저는 결코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겠습니다.

아직은 지상파가 아닌 케이블에서 방송할수밖에 없는 현실이지만, 우리들의 음악이 정말 좋은 음악인걸 세상이 알아줄 날도 곧 오겠지요.

단, 한사람의 관객만 있어도 노래 불러주신다고 하셨던 님들...

실제로 녹화 당일 텅빈 객석임에도 수많은 관객이 모인것 이상으로 열창해주신 당신들의 노래하는 모습을 보며 얼마나 가슴 벅찼는지 모릅니다.

당신들같은 가수가 앞으로도 마구 마구 쏟아져 나오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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